《이제, AI직원 들이시죠?》를 읽고, 35년 직장인의 AI 활용법을 다시 생각하다

뉴스에서 인공지능이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이 든 나와는 상관없는 젊은 IT 전문가들의 이야기겠지' 하며 은근히 담을 쌓고 살았다.

《이제, AI직원 들이시죠?》를 읽고, 인공지능을 두려운 신기술이 아닌 나만의 맞춤형 비서로 활용하며 인생 2막을 준비하게 된 솔직한 독서 서평입니다.

전자책《이제, AI직원 들이시죠?》표지
전자책《이제, AI직원 들이시죠?》표지

35년 가까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 서류를 만들고 데이터를 정리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을 숱하게 반복했다. 익숙한 일이었지만, 매일 반복되는 업무에 시간을 빼앗기는 것이 버거울 때도 있었다. 그렇다고 그것을 대신해 줄 도구가 있다는 생각은 쉽게 하지 못했다.

오히려 새로운 프로그램이나 디지털 시스템이 직장에 들어올 때면 ‘내 나이에 새로 배워서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마음부터 들었다. 인공지능이나 생성형 AI 역시 젊은 IT 전문가들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정년과 은퇴를 앞둔 나에게는 그저 빠르게 변하는 세상의 이야기쯤으로 여겼다.

지난번 《초보는 매물대부터 배워라》를 읽고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며 기준을 세웠던 것처럼, 이번에는 이동윤의 《이제, AI직원 들이시죠?》를 읽으며 디지털 신기술을 어떻게 바라볼지 고민해 보았다. 이 책에서 내가 가장 눈여겨본 것은 AI를 어려운 신기술이 아니라 내가 지시하고 활용하는 ‘맞춤형 AI 직원’​으로 바라보자는 관점이었다.

AI를 직원으로 바라보게 되다

책의 설명을 내 방식대로 이해하면 이렇다. AI가 알아서 모든 일을 해결해 주는 마법 같은 존재라는 뜻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일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적절한 지시를 내릴수록 쓸모 있는 조력자가 된다는 것이다. 보고서 작성이나 정보 정리, 아이디어를 잡는 일도 마찬가지다.

이 관점이 나에게는 꽤 크게 다가왔다. 그동안 나는 새로운 기술을 ‘내가 배워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AI를 직원이라고 생각하니 조금 달라졌다. 모든 기능을 완벽하게 익혀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설명하고 결과물을 살펴보면 되는 일이었다.

실제로 ChatGPT를 켜고 ‘화내지 않는 친절한 비서를 한 명 고용했다’고 생각하면서 대화를 시작해 보았다. 처음부터 거창한 일을 시킨 것은 아니다. 35년 동안 해오던 보고서 요약, 글쓰기 주제 잡기, 일상의 독서 기록 정리처럼 내가 이미 익숙하게 해오던 일을 구체적으로 지시해 보았다.

업무 활용:머릿속 정리가 빨라진 경험

몇 번이고 다시 물어보아도 불평 없이 답을 내놓는 모습을 보면서 꽤 놀랐다. 내가 원하는 방향을 구체적으로 설명할수록 결과가 달라졌고, 막연하게 머릿속에 떠 있던 생각을 정리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 업무나 기록에 들어가는 시간과 수고가 줄었다. 예전 같으면 처음부터 문장을 만들고 내용을 배열하느라 시간을 들였을 일을 AI와 주고받으면서 틀을 잡아볼 수 있었다. 멍하게 앉아 있던 머릿속이 한 번에 정리되는 듯한 느낌도 있었다.

이 경험을 하면서 ‘AI는 젊은 사람들의 것’이라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약해졌다. 오히려 35년 동안 쌓은 경험이 AI를 사용하는 데 하나의 자산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결과가 필요한지를 아는 사람이 AI에게 구체적인 일을 맡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책의 편리함과 효율성에 관한 설명을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조금 조심스러운 마음도 남았다. AI가 그럴듯하지만 틀린 정보를 만들어내는 환각 현상이나 보안 문제, 사람 사이에서 필요한 인간적인 온기까지 생각하면 AI가 모든 일을 대신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35년 동안 신중함과 진정성을 중요하게 여겨온 내 입장에서는 AI가 만들어낸 결과를 확인하고 다듬는 사람의 역할이 여전히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은퇴 후에는 어떻게 써볼까

이번 독서와 실제 사용을 거치면서 신기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많이 사라졌다. AI가 나를 대체할 위협이라기보다 내 경험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비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아직 해보지 않은 일도 많다. 앞으로 인생 2막을 준비하면서 매일 아침 글을 쓰거나 인문학을 공부하고, 내가 알고 있는 소소한 지식을 정리해 나눌 때 AI 직원을 곁에 두고 활용해 보고 싶다. 다만 기술에 내가 끌려가기보다는 내가 방향을 정하고 AI를 지휘하는 방식이어야 할 것 같다.

35년의 직장 생활이 끝난다고 해서 그동안 쌓은 경험까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그 경륜에 AI라는 새로운 도구를 하나 더해보려 한다. 아직 AI가 어디까지 내 삶에 도움이 될지는 더 사용해봐야 알겠지만, 적어도 예전처럼 겁부터 내지는 않을 것 같다. 은퇴를 앞둔 지금,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일이 나이를 거스르는 일이 아니라 내가 살아온 시간을 다음 단계로 연결하는 방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