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는 매물대부터 배워라》를 읽고, 감정 대신 기준을 세우는 투자를 시작하다

정년퇴직을 앞두고 오랫동안 모아온 소중한 자산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주식을 시작했지만, 빨갛고 파랗게 요동치는 차트 앞에서는 매번 불안함에 손가락만 맴돌곤 했다.

《초보는 매물대부터 배워라》를 읽고, 감정에 흔들리는 투자 대신 매물대를 활용해 자신만의 객관적인 투자 기준을 세우게 된 솔직한 독서 서평입니다.

전자책《초보는 매물대부터 배워라》표지
전자책《초보는 매물대부터 배워라》표지

35년 가까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 알뜰하게 모아온 자산을 어떻게 지키고 운용할 것인지는 은퇴를 앞둔 지금 더욱 현실적인 고민이 되었다. 주식 투자의 필요성은 알고 있었지만 차트를 들여다보면 낯선 용어가 많았고, 어디에서 사고팔아야 할지 판단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지난번 《이제 정년은 없다》를 읽고 제2의 평생 직업 자산 목록을 정리해 보았던 것처럼, 이번에는 오랫동안 모아온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나만의 객관적인 투자 기준이 필요했다. 소액으로 주식을 사본 경험도 있다. 그런데 주가가 조금 떨어지면 불안해서 손절하고, 반대로 조금 오르면 더 기다리지 못하고 팔아버리는 식이었다. 왜 그 가격에서 주가가 멈추는지, 어떤 구간에서는 다시 밀리는지 알지 못한 채 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마음도 함께 흔들렸다.

그래서 《초보는 매물대부터 배워라》를 읽게 됐다. 복잡한 기술적 분석을 모두 익히기보다 초보자가 먼저 시장을 바라볼 수 있는 하나의 기준을 갖고 싶었다.

매물대 분석-차트가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매물대를 단순한 차트의 한 요소가 아니라, 과거에 많은 거래가 이루어진 가격대에 남아 있는 시장 참여자들의 흔적으로 바라본다는 점이었다. 책에서는 이런 거래가 집중된 구간을 통해 지지와 저항을 살펴보고 매매의 기준을 세울 수 있다고 설명한다.

나는 이 내용을 ‘주가를 예측하는 방법’이라기보다 ‘내가 판단할 기준을 만드는 방법’으로 받아들였다.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를 정확하게 맞히는 것보다 내가 어떤 가격에서 사고, 어느 정도 하락하면 다시 판단할 것인지 미리 정해두는 일이 오히려 중요하게 느껴졌다.

실제로 관심 종목의 차트를 열어 매물대 차트를 설정해봤다. 과거 거래가 많이 이루어진 가격 구간을 직접 확인하고, 어느 곳에 지지선과 저항선이 형성되어 있는지 살펴봤다. 이전에는 단순히 오르고 내리는 선으로 보이던 차트에서 사람들이 많이 거래했던 가격의 흔적이 보이기 시작하니 조금은 다르게 읽을 수 있었다.

투자 기준-불안할수록 먼저 기준을 확인하기

가장 달라진 부분은 주가가 흔들릴 때 바라보는 태도였다. 예전에는 가격이 내려가면 ‘더 떨어지는 것 아닐까’ 하는 불안이 먼저 앞섰다. 반대로 조금 올라가면 ‘더 오르기 전에 팔아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조급함이 생겼다.

매물대를 직접 확인해보면서 적어도 가격만 보고 즉흥적으로 판단하는 습관에서는 조금 벗어날 수 있었다. 내가 정한 기준 가격과 실제 차트의 매물대를 비교하면서 매수·매도 기준을 미리 생각해보는 연습을 했다. 그 과정에서 주가의 움직임이 전보다 객관적으로 보였고, 감정에 휘둘리는 뇌동매매도 줄일 수 있었다.

물론 이 책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매물대가 유용한 판단 기준이라는 설명에는 공감하지만, 그것만으로 기업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재무상태나 산업 전망처럼 차트에 바로 나타나지 않는 요소도 있고,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하나의 기술적 분석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에게 매물대는 ‘정답’이라기보다 투자할 때 참고할 수 있는 하나의 이정표에 가깝다.

자산 관리-은퇴 후에도 내 자산을 직접 바라보고 싶다

책을 읽기 전에는 차트를 공부하는 일이 젊은 투자자나 전문가들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매물대 차트를 설정하고 살펴보니 적어도 내가 투자 판단을 하기 위한 기본적인 기준을 배우는 것까지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앞으로는 소액 투자와 자산 관리에서 매물대를 확인하고, 내가 정한 기준에 따라 판단하는 연습을 차근차근 이어가고 싶다. 다만 수익을 크게 내는 것보다 오랫동안 모아온 자산을 지키는 것이 지금의 나에게는 더 중요하다.

35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배운 것도 결국 원칙을 지키는 일이었다. 투자에서도 같은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매물대 분석을 하나의 기준으로 삼되 기업의 기본적인 가치와 위험도 함께 살피면서, 남의 말이나 순간적인 감정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 투자 습관을 만들어가고 싶다.

은퇴를 앞두고 보니 돈을 많이 버는 방법만큼이나 내 자산을 스스로 이해하고 지키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투자에 대해 배워야 할 것이 많지만, 적어도 이제는 차트를 보며 막연하게 불안해하기보다 먼저 내가 확인할 수 있는 기준부터 찾아보려 한다.